빈혈의 정의는 적혈구 양의 감소 또는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 수치 이하로 감소된 상태이다. 물론 이 경우 신체 조직에 적절한 산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빈혈이라는 용어는 진단학적 용어라기 보다는 질환으로부터 비롯된 객관적 증상이라 할 수 있으며 치료를 위해서는 병인(예를 들면 엽산 결핍으로 인한 빈혈, 비타민 B12 결핍으로 인한 빈혈, 철 결핍으로 인한 빈혈)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빈혈의 증상으로는 잦은 피로감, 집중력 저하, 현기증, 잦은 두통, 구내염, 창백하고 숨이 가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철 결핍성 빈혈(예, 출혈)이 가장 흔한 빈혈의 병인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 약사는 철 제제를 권유하기 이전에 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지도해야 한다. 약사는 철 결핍성 빈혈로 진단된 환자에게 철 제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하기 위해서 신체에 필요한 영양소로서의 철의 기능, 흡수와 대사, 함유 음식물과 약 제품 등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
신체는 약 3.5~4.5 g 정도의 철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중 2/3는 혈액 중에 존재하며, 나머지는 간, 비장, 골수, 근육 등에 저장되어 있다.
체내의 철이 대부분 적혈구 중 헤모글로빈에 있고 헤모글로빈 단백질은 한 분자 당 4개의 철 원자를 포함하고 있다. 헤모글로빈에 있는 철은 폐 혈관을 지날 때 산소와 결합하여 조직에 산소를 방출하며 산소를 방출한 후 헤모글로빈은 호흡 부산물인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이를 폐를 통해 방출시킨다. 적혈구와 혈구 내 철은 체내에서 재생되며 120일 마다 대체된다.
또 다른 철 함유 분자인 마이오글로빈도 세포 내 산소 이동과 저장에 관여하므로 모든 신체 조직 세포 활동에 필수적이다.
철은 여러가지 음식물에 포함되어 있는 영양소이다. 위장관 내에서의 철의 흡수 정도는 신체의 철분 요구량, 위장관의 상태, 음식물 내 함유 정도 등에 따라 조절된다. 또한 장관의 철 흡수율은 철 결핍정도에 따라 조절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상인의 철 흡수율은 약 5~10% 정도에 불과하나 철 결핍 환자의 경우 철 흡수율은 약 10~20%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철의 기능
철은 산소와 전자를 수송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다양한 생리 과정(예를 들면 세포 분열과 성장, 단백질 대사)에 관여하는 다양한 효소의 기능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특히 철은 신체 대사 과정을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 결체조직/뇌신경전달 물질 생성, 건강한 면역체계 유지에도 필수적이다.
신체내 철의 일부는 생리적인 기능적 역할을 하며(기능철에 해당) 일부는 저장된 형태로 존재한다(저장철에 해당). 기능 철은 헤모글로빈, 마이오글로빈, 헴 함유 효소, 철분의 수송 형태인 트랜스페린(transferrin)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저장철의 대부분은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에서 발견되고, 나머지는 ferritin이나 hemosiderin의 형태로 장점막, 간, 비장, 골수 등에 저장된다.
정상 성인 남성의 경우 약 50 mg/kg 정도의 저장 철을 갖고 있으며, 여성의 경우 약 35 mg/kg의 저장 철을 갖고 있다. 성인 남자의 정상 헤모글로빈 수치는 약 14∼17 g/100mL(즉 14∼17g/dL), 성인 여자의 경우는 약 12∼14 g/100mL(12~14 g/dL)이다.
흡수와 대사
건강한 성인은 매일 섭취하는 음식물 중에 포함되어 있는 철의 약 5~10% 정도를 흡수한다. 흡수 정도는 유년기에서 최고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한다. 철은 동물성 식품인 경우 헴철(heme iron, 유기화합물)의 형태로, 식물성 식품인 경우에는 비헴철(nonheme iron, 무기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헴철과 비헴철은 다른 작용기전으로 체내로 흡수되는데 일반적으로 약 20~30% 정도의 헴철이 흡수되나 비헴철은 2~5% 정도 흡수된다.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하면 비헴철의 흡수 정도를 50%정도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도 비헴철의 흡수를 증가시킨다.
철이 흡수되기 위해서는 소장관에서 ferrous(제일 철) 형태로 존재해야 하며 제이 철인 ferric iron은 위산에 의해 제일 철로 전환된다. 철 흡수는 서서히 진행되며 약 2~4시간이 소요된다. 체내 철 농도는 철의 배설보다는 주로 흡수 정도에 의해 조절된다.
예를 들면 체내 철 수치가 낮아지면 철의 흡수가 약 10~20% 정도 증가된다고 한다. 여러가지 음식물이 철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당류, 아미노산은 철 흡수를 증대시키며 칼슘, 아연 보조제, 시금치 등 녹색 채소에 함유된 수산염(oxalate), 차, 커피 등에 함유된 탄닌 등은 철의 흡수를 감소시킨다. 우유 단백, 콩 단백, 알부민 등도 흡수를 저하시킨다.
철은 화학적으로 매우 반응성이 높아서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이나 지방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유해 효과를 제한하고 소변으로 배설되지 않도록 철은 체내에서 단백질과 결합되어 있다. 트랜스페린(transferrin)이라 불리는 단백질은 철과 결합하여 골수까지 운반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철은 훼리틴(ferritin)의 형태로 골수, 간, 비장에 저장된다. 체내 철 저장 정도는 음식물로부터 흡수되는 철의 양에 의존하며 여자 성인의 경우는 300~1000 mg 정도이며 남자 성인의 경우
300~1500 mg 정도이다. 혈색소증과 같은 철 과다 질환의 경우 저장 철 양이 30 g 정도까지 증가할 수 있다.
간, 비장에서 적혈구의 정상적인 파괴로 하루에 약 24 mg의 철이 유리되나 대부분 신체내에 보존된다. 철은 출혈, 세포 탈피, 월경 등으로 손실되며 정상적인 월경 중에 약 15 mg 정도를 손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유 중에는 매일 약 0.5 mg 정도 손실된다.
철 수치를 측정하는 테스트
Serum ferritin: 혈청 훼리틴은 신체내 철 저장정도를 정확히 반영하고 철 결핍을 초기에 나타내는 수치이므로 매우 유용한 수치이다. 훼리틴 정상 수치는 40~160 μg/L이며 철 결핍성 빈혈인 경우 12 μg/L 정도이다.
Serum Iron: 정상적인 혈청 철 수치는 100 μg/100mL이나 하루 중에도 30% 정도까지 변화한다. 그런데 이 수치는 섭취한 음식물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하므로 체내 철 상태를 예견하기에는 믿을 만하지 못하다.
Total Iron-binding capacity (TIBC): TIBC란 transferrin과 결합할 수 있는 철의 총량이다. 정상 범위는 100 ml 혈액당 250~450 μg이다. Transferrin 포화도는 혈중 철 수치와 TIBC 수치로 계산할 수 있으며 철 저장보다는 철 이동 index이다. 따라서 철 결핍 상태가 되면 TIBC 수치는 증가하고, 철 수치는 감소하며 transferrin 포화도는 약 15% 정도로 감소한다. Hemochromatosis와 같은 철 과다 질환의 경우엔 혈중 철은 정상이고 TIBC는 감소하며 transferrin 포화도는 100%이다.
함유 음식물
철은 형태에 따라 흡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예를 들면 헴철과 비헴철의 장관 흡수도는 다름)에 기존의 알려진 음식물 중 철 함유량은 우리 몸에 흡수되는 철의 양과 비례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철 결핍 상태가 아닌 경우 음식물에 함유된 전체 철 중 약 10% 정도만 흡수되나 철 결핍 상태의 경우 철 흡수량은 약 20% 정도까지 증가된다.
섭취된 비헴철은 대부분 ferric hydroxide 형태인데 위산에 용해되어 ferric chloride로 전환된 후 ferrous 형태(제일철)로 환원되며 아스코르빈산, 당류, 아미노산류 등과 킬레이트를 형성한다. 철의 킬레이트 형은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작아서 용해되나 알칼리성의 소화관액 중에서는 침전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소장에 도달하고 나면 흡수되지 않는다.
장 점막 세포에서 철은 단백질과 결합 형태인 ferritin의 형태로 저장된다. 필요한 경우 이러한 저장 철은 혈장으로 유리되어 ferric 상태로 산화된 후 베타 글로빈(β-globin)에 결합되어 transferrin이 형성된다. 비장이나 간, 골수, 장 점막, 다른 철 저장 장소에서 유리되는 경우 철은 apoferritin과 결합하여 ferritin이나 hemosiderin을 형성한다. 철은 모든 세포에서 사용되나 대부분은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으로 편입된다. 철은 주로 피부나 장점막의 탈피 과정, 출혈, 월경, 소변, 발한, 대변 등의 형태로 손실 된다.
고기, 간, 콩류, 땅콩류, 건조 과실, 닭/오리 등 가금류, 생선, 곡물류, 짙은 녹색 야채류 등은 좋은 철 공급 식품이다. 음식물 조리시 무쇠로 만든 조리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 음식물 중 철 농도를 2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으나 이러한 형태의 철은 잘 흡수되지 않는다. 또한 조리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철이 흡수될 수 있다. 반면, 알루미늄, 스테인레스스틸, 플라스틱 조리 용기는 철 흡수를 감소시킨다. 고기류 이외의 좋은 철 공급 식품으로는 짙은 녹색 야채류, 건조 콩류, 씨리얼 등을 들 수 있다. 채소는 일반적으로 비타민 C의 함량이 높은데 비타민 C는 철의 흡수를 돕는다고 한다. 따라서 채식위주의 식단은 철 흡수에 있어 효과적인 식단이라고 볼 수 있다.
<표 1> 식품에 함유된 철 함량
식품 | 용량 | 철 함량(mg) |
씨리얼(낟알을 얇게 으깬 플레이크) | 1 cup | 10.8 |
양간(기름에 튀긴) | 100g | 8.2 |
시금치(요리) | 1cup | 6.4 |
살구(건조) | 1cup 또는 반쪽 | 6.1 |
이집트 콩(병아리 콩) 삶은 것 | 1cup | 4.7 |
곡류 | 1/2cup | 4.5 |
굴(기름에 튀긴) | 6개 | 4.4 |
연어(통조림) | 1can | 3.8 |
귀리(오트) | 1/2cup | 3.7 |
소고기 | 3/4cup | 2.6 |
아몬드 | 1/2cup | 2.6 |
참치(통조림) | 1can | 2.5 |
햄버거용 다진 고기 | 1개 | 2.4 |
보리(삶은 것) | 1cup | 2.1 |
캐슈넛 | 1/2cup | 2.0 |
밀(삶은 것) | 1cup | 1.7 |
건포도 | 1/2cup | 1.7 |
소시지(구운 것) | 10cm 길이 두꺼운 2개 | 1.3 |
빵 | 1쪽 | 1.1 |
콩(오븐에 구운 것) | 1cup | 0.7 |
철 결핍
철 결핍의 초기 증상은 명확하지 않다. 허약감, 권태감, 쉽게 피로해지거나 집중력 저하, 현기증 등은 전적으로 철 결핍과 관련된 증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빈혈과 관련된 다른 증상들, 즉 창백함, 분리된 또는 “숟가락 모양”의 손톱, 혀앓이, 구각염, 심계항진, 운동시 호흡곤란, 탈진감, 팔다리 저린감, 냉감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빈혈은 철 결핍의 마지막 단계이다. 철 결핍성 빈혈의 대표적인 특징은 적혈구 크기가 작아지고(MCV: mean corpuscular volume 저하) 헤모글로빈 농도가 저하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적혈구가 빈혈 상태를 나타내기 전에 철 결핍은 철이 필요한 효소와 면역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철이 결핍되면 면역 반응이 손상되어 만성 진균 감염증, 헤르페스 감염증이 보통 상태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빈혈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빈혈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철 결핍성 빈혈의 세가지 일반적인 단계는 아래와 같다.
■ 1단계: 혈장 ferritin 수치 12 μg/L 이하는 저장 철 고갈 상태와 관련 있다.
■ 2단계: 철 결핍 상태에서 생성된 적혈구의 경우 적혈구 protoporphyrin 수치는 상승되고 헤모글로빈 수치는 참고 수치의 95% 범위 내에 있다.
■ 3단계: 철 결핍성 빈혈은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수치 이하이다.
철 결핍성 빈혈은 빈혈의 가장 흔한 형태로 종종 임상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건강 상태가 불량해지고 일상 생활의 성취도가 저하된다.
철 결핍은 부적절한 식이, 흡수장애, 임신, 수유, 출혈 등으로 기인한다. 소변, 대변, 피부 등을 통한 철 소실 정도는 매우 적고 신체 내 저장 철과 재순환되는 철이 있으므로 불충분한 식이, 흡수 장애 등으로 비롯된 철 결핍은 매우 서서히 진행된다.
적절한 영양 섭취에 대한 교육에도 불구하고(미국의 경우 주식이 되는 밀에 철이 강화되어 포함되어 있음) 가난한 가정의 소아, 임신부, 월경중인 여성에서 아직도 철 결핍은 중요한 건강 문제로 남아 있다. 임신부에서 철 보충은 통상적으로 추천할만한 산전 보호법이다. 철 결핍은 다음의 네 가지의 생활 기간에 가장 흔하다.
1. 6개월에서 4세까지의 소아: 건강 상태가 양호한 엄마에게서 태어난 유아는 약 4개월간 유지하기에 충분한 양의 철을 갖고 태어나므로 모유나 우유로부터 철 보충이 필요
2. 청소년 초기: 빠른 성장으로 적혈구 수 팽창, 마이오글로빈에서의 철 필요량 증가
3. 생식기 여성: 월경 중 철 손실
4. 임신 전후: 혈액 양 증가, 태아와 태반 요구량, 출산시 출혈
월경은 1개월에 약 60~80 mL의 혈액 손실과 정상적인 손실 이외에 약 1.4 mg 정도의 철 손실을 초래한다. 철 손실 보충을 위해 하루에 필요한 철은 약 0.7~2.3 mg 정도이다. 평균적인 식사를 하는 경우 1000 칼로리 음식에 약 5~7 mg의 철이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음식물 중에 포함되어 있는 철 중 약 10% 정도만이 흡수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월경으로 손실되는 혈액양이 60~80 mL를 초과한다면 철 요구량이 하루에 약 40 mg 정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철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00 mL (1 pint 또는 1 unit) 헌혈을 하게 되면 약 250 mg 정도의 철이 손실된다. 이 정도의 철 손실은 영양 상태가 좋고 철 저장이 적절한 건강한 성인의 경우 별 문제가 되지 않으며, 특히 자주 헌혈을 하는 경우는 헌혈 후 빠른 철 보충으로 건강에 이로울 수도 있다.
임신 중 철 결핍은 출산 후 감염증, 유산, 조산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저체중아 출산, 사산 등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한다. 문헌 보고에 의하면 철 수치가 낮은 경우 노령층의 관상동맥질환 등 전체적인 사망 위험을 증가 시키며 높은 철 수치는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철 수치가 높은 군에서 낮은 수치 군에 비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정도이고, 철 수치가 높은 여성의 경우 철 수치가 낮은 군에 비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50% 정도였다는 보고가 있다.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신체의 요구량이 증가되고 음식물로부터 섭취할 수 있는 철의 양이 제한되어 요구량에 충분치 못하게 되므로 철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폐경이후 여성에서는 소화성 궤양, 치질, 크론씨병, 식도정맥류, 장 기생충, 장염, 궤양성 대장염, 게실염, 암 등과 관련되므로 지나친 출혈로 발생되는 철 결핍을 배제하여 진단하여야 한다.
살리실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reserpine, corticosteroids, warfarin, 궤양 유발성 약물, 항프로트롬빈약물, 악성 종양 치료제 등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약물로 인한 출혈이 발생한다.
이러한 약물들은 직접적으로 장점막을 자극하거나 간접적으로 위 장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약사는 환자의 약물 복용력을 고려하여 환자의 상태 유발 원인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등과 같은 일반의약품은 환자의 약력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약사는 환자와의 상담 중에 일반의약품 복용에 대해 항상 문의를 하고 환자의 문제점이 만성적인지, 일시적인지, 환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본 적이 있는지, 의학적 처치를 받은 경험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상담하여야 한다.
임신, 수유, 월경중, 또는 제한식이를 하는 경우가 아닌 환자가 빈혈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심각한 질환으로부터 비롯된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약사는 환자에게 정확한 검진을 받도록 권유해야 한다. 특히 출혈을 호소하는 환자는 즉시 의료진을 찾도록 권유 해야 한다.
커피를 갈아 놓은 듯한 흑갈색 물질을 토하는 경우, 대변에 선홍색의 피가 섞여 있거나 검은 빛의 끈적 끈적한 대변, 월경중에 커다란 덩어리나 비정상적으로 양이 많아진 경우, 탁하고 분홍/붉은 빛의 소변 등은 비정상적인 출혈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변을 통한 출혈은 그 이유가 항상 명확하지는 않다.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는 경우에 환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그러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을 수 있다. 출혈 위험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가정용 잠재 출혈 검사 kit를 추천할 만하다.
용량(US RDA)
미국에서의 철 하루 추천 용량은 성인 남자의 경우 10 mg, 성인 여자의 경우 15 mg, 임신부의 경우 30 mg이다. 월경중인 여성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성인은 하루에 황산제일철(ferrous sulfate) 325 mg 1정으로부터 적절한 용량의 철을 흡수한다.
325 mg 황산제일철 1정에는 20% (약 60 mg)의 철 원소가 함유되어 있다. 철 결핍 환자의 경우 20%(12 mg)의 철이 흡수된다. 적혈구 내로 최대한 흡수되고(혈액 100 mL 당 헤모글로빈 0.3 g), 저장철로 보충하기에 충분한 양은 하루에 36~48 mg에 불과하므로 하루에 2~4정 정도면 충분한 용량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심각하거나 만성적인 철 결핍이 아니고 적절한 음식 섭취를 하면서 지속적인 출혈이 없다면, 약 3~6개월 정도 꾸준히 하루에 2~4정 정도의 철을 복용하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화 되고 저장 철의 양도 보충된다. 이렇게 철을 복용하는 중에도 증상이 악화되거나 개선되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도록 권유한다.
철 보충이 필요한 경우라면 약사는 어떠한 철 제품이 가장 좋은지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제품의 가격뿐만 아니라 어떠한 제형이 흡수가 잘되고 환자가 큰 불편 없이 잘 복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전술한 대로 제일철염의 형태(ferrous)가 제이철염의 형태(ferric) 보다 효과적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제일염의 형태가 대개는 유효할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ferrous fumarate와 ferrous succinate 제제는 같은 제형의 무게에 비해 가장 많은 철을 포함한다(예, 제형 100 mg에 각각 31.2 mg, 32.6 mg 함유). 일반적으로 황산 제일철이 다른 철염 제제에 대해 표준 제제로 간주된다.
철 원소량으로 60 mg을 함유하는 황산 제일철의 양은 325 mg이며, 아스코르브산 제일철 (ferrous ascorbate)의 경우 437 mg, 숙신산 제일철 (ferrous succinate) 185 mg, 락토산 제일철(ferrous lactate) 310 mg, 푸마르산 제일철(ferrous fumarate) 183 mg, 굴루콘산 제일철(ferrous gluconate) 518 mg이다. 구연산 제일철(ferrous citrate), 주석산 제일철(ferrous tartrate), 피로인산 제일철(ferrous pyrophosphate)과 몇가지 제이철 염은 잘 흡수되지 않는다.
Ferrous sulfate가 흡수도 잘되고 가장 흔한 염의 제형이나 위장관 자극을 유발할 수 있고, ferrous gluconate, ferrous fumarate는 흡수도 잘 되고 비교적 위장 장해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일철염 제제는 아스코르브산과 함께 투여할 수 있다. 아스코르브산 200 mg에 철 원소량으로 30 mg 비율로 투여하게 되면 철 흡수량이 증가한다. 반면, 인산염, 씨리얼에 함유되어 있는 식물성분(phytates), 탄산염, 옥살산염, 탄닌 등은 철 흡수를 감소시킨다.
철은 매우 다양한 염의 형태로 속효성 또는 서방형 제형으로 시판되고 있다. 서방형 제형은 크게 세가지(위장관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켜 부작용을 감소시킨 제형, 생물학적 이용도를 증가시킨 제형, 흡수를 상승시키기 위한 보조제 함유 제품)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장용성 제형이나 서방형 제형은 일반적으로 값은 비싸지만 위장 자극 등의 부작용은 덜 발생하고 하루에 한번 복용하면 되므로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철이 최대한으로 흡수되는 십이지장으로부터 회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은 양의 철이 흡수되며, 서방형 제제에서 철이 방출되는 시간은 기존 제형에 비해 훨씬 길다. 따라서 흡수율이란 제형에 포함된 용량 전체에 대해 흡수된 양을 평가해야 하므로 철 서방형 제형에서 철의 흡수율은 기존 제형에 비해 감소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부작용
모든 철 제제는 위장관 점막을 자극하여 오심,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용량을 줄이거나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게 되면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음식물을 함께 섭취하게 되면 철 흡수는 최대 50%까지 감소될 수 있으므로 담당 의사들은 보통 철 제제를 식간, 즉 공복에 복용하도록 추천한다. 그러나 공복에 복용해도 위장 장해 등을 잘 견뎌낼 수 있는 환자라면 흡수가 잘 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만약 환자가 오심, 설사 등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 철 제제 복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 보다는 복용 양을 줄이거나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도록 복약지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철 제제 복용시 빈번하게 나타나는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변비가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시키기 위해 변 완화성분을 함유하는 철 제품도 있으나 변 완화제로서의 충분한 용량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
철 복용 중에는 흡수되지 않은 철로 인해서 변이 검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검은색, 타르 변은 종종 위 장관 출혈 또는 심각한 위장관 질환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환자가 위장관 질환력이 있다면 의료진을 찾아가 보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철 제제를 복용 중에도 변의 색깔이 검어지지 않는 경우는 철 제제가 체내에서 붕괴되지 않거나 철이 유리되지 않음을 추정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예쁜 색의 당의정, 또는 츄어블(저작형) 비타민의 과다 복용으로 인해 철 중독 사고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경우는 응급 의료 사고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아에게는 325 mg 제일철 15정 복용은 치사량이 될 수 있으나 70정을 복용한 후에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다. 임상적 결과는 적절한 치료와 초기 대처 속도에 달려 있다. 철 중독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즉각적으로 독성물질 관리소나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급성 철 중독의 대표적 증상으로 통증, 구토, 설사, 전해질 이상, 쇼크를 들 수 있다. 적절한 응급 조치가 없게 되면 독성 후기에는 심장 혈관 허탈이 발생할 수 있다. 가정에서 철 중독 치료는
이페카시럽(Ipecac syrup)을 투여하여 구토를 즉시 유발시키고 응급실에서 deferoxamine과 같은 철 킬레이트 화합물을 투여, 위 세척을 반드시 하도록 한다.
약물 상호작용
철은 여러가지 물질과 함께 킬레이트 화합물을 형성하기도 하고 자신 또는 다른 물질의 용해도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산제와 철의 상호작용은 잘 알려져 있으며 임상적으로 의미도 있는데 제산제에 의해 위 내용물이 알칼리화 되어 위 장액에서의 철 용해도가 감소되는 것이 철 흡수율 감소의 주된 기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산제와 형성한 철 킬레이트 역시 알칼리성 소화액에 용해도가 낮으므로 이것 역시 철 흡수율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철은 테트라사이클린과도 킬레이트를 형성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철과 테트라사이클린 모두의 흡수를 저하시킨다. 그러므로 함께 복용해야 하는 경우 철 복용 3시간 후 또는 복용 전 2시간에 테트라싸이클린을 복용하도록 복약지도 해야 할 것이다.
약사는 철 제제 복용에 대한 문의를 하는 환자에게 철 결핍성 빈혈이란 진단을 확인한 후 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의 복용 순응도, 병력, 약물 복용력, 부작용, 알레르기력, 가격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제품을 추천 할 수 있어야 한다. 음식물로부터 적절한 철을 흡수할 수 있도록 철이 풍부한 음식물, 철 흡수를 도와 주는 식품 등에 대한 사항도 복약지도 해야 한다. 또한 철 복용을 시작한 환자에게 빈혈 증상이 완화된다 하더라도 빈혈의 완치를 위해서 3~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전화 상담, 복약 지시서 활용 등 환자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한다.
이은숙 <서울대 약학교육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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